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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학

[스크랩] [정희성]詩를 찾아서

by 자유야 2014. 1. 23.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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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詩를 찾아서 말이 곧 절이라는 뜻일까 말씀으로 절을 짓는다는 뜻일까 지금까지 시를 써 오면서 시가 무엇인지 시로써 무엇을 이룰지 깊이 생각해볼 틈도 가지지 못한 채 헤매어 여기까지 왔다 경기도 양주군 회암사엔 절 없이 절터만 남아 있고 강원도 어성전 명주사에는 절은 있어도 시는 보이지 않았다 한여름 뜨락에 발돋움한 상사화 꽃대궁만 있고 잎은 보이지 않았다 한 줄기에 나서도 잎이 꽃을 만나지 못하고 꽃이 잎을 만나지 못한다는 상사화 아마도 시는 닿을 수 없는 그리움인 게라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마음인 게라고 끝없이 저자 거리 걷고 있을 우바이 그 고운 사람을 생각했다 시를 찾아서 차라리 시를 가슴에 묻는다 발표 안 된 시 두 편만 가슴에 품고 있어도 나는 부자다 부자로 살고 싶어서 발표도 안 한다 시를 두 편 가지고 있는 동안은 어느 부자 부럽지 않지만 시를 털어버리고 나면 거지가 될 게 뻔하니 잡지사에서 청탁이 와도 안 주고 차라리 시를 가슴에 묻는다 거지는 나의 생리에 맞지 않으므로 나도 좀 잘 살고 싶으므로 詩/정희성

          http://cafe.daum.net/sogoodpoem
         

        출처 : 오늘의 좋은시
        글쓴이 : 이문연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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